Hola! 바르셀로나-카탈루냐 서킷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정식 명칭은 Circuit de Barcelona-Catalunya(시르뀌 데 바르셀로나-까탈루니야)인 이 곳은 개장 당시인 1991년부터 쭉 F1 캘린더 중 스페인 그랑프리인 Gran Premio de Espana(그랑 쁘레미오 데 에스빠니야)가 열리는 서킷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2014년 이전까지는 카탈루냐 서킷(Circuit de Catalunya)으로만 불렸으나, 그 이후에는 바르셀로나 시의회가 스폰서로 참여하면서 이름을 바르셀로나-카탈루냐 서킷으로 바뀌면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스페인의 자랑거리 중 하나인 이 서킷에서는 다른 서킷에서는 잘 열리지 않는 특이한 대회가 열렸던/열리는 이 서킷만의 고유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 대회는 과연 무엇일지, 또한 이 서킷이 더욱 특별하고 중요한 이유를 지금부터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991년 개장한 이래 쭉 스페인 그랑프리 전담 서킷이 되어 온 바르셀로나-카탈루냐 서킷. 사진은 F1 풀 레이아웃입니다.
바르셀로나-카탈루냐 서킷은 꽤나 특이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F1 자동차들의 주행 성능 시험장으로 사용된다는 것입니다. F1의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프리시즌Pre-Season이라고도 합니다) 자사의 차량의 완성도를 시험하기 위해 카탈루냐 서킷에서 매번 테스트 주행을 실시하게 됩니다. 물론 다른 서킷에서도 F1 차량의 테스트를 수행하기는 하지만, 굳이 카탈루냐 서킷에서 실시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F1 시즌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점검 및 시험 주행을 하는 차량들. 야구로 따지면 스프링 캠프와 같은 개념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최적의 조건 덕분에 바르셀로나-카탈루냐 서킷이 테스트 단골 손님으로 등장합니다. 다만 지나치게 이 곳에서만 주행을 하다 보니 자연적으로 이 서킷에 관한 정보량이 여타 서킷에 비해 월등히 높아 실력의 상향 평준화로 인해 실제 경기에서는 추월과 같은 극적인 장면이 잘 나오지 않는-예선 성적이 그대로 본 경기 성적으로 이어지는- 예상치 못한 단점도 있기도 합니다.
이것이 랠리크로스용으로 설계된 레이아웃입니다. 15번에서 시작하며, 빨간 구간이 랠리크로스용으로 계획된 비포장 구역입니다.
랠리크로스는 일반적인 랠리와는 조금 다릅니다. 랠리는 포인트-투-포인트 형식의 경기이나, 랠리크로스는 서킷형 레이아웃으로 진행되며, 동시에 4대의 차량이 출발하여 순위를 겨루는 경기입니다. 물론 격렬한 몸싸움은 덤입니다.
또 다른 이력은 랠리크로스 대회(Rallycross, RX로 줄여 부르며, 폐쇄형 서킷의 아스팔트 노면과 비포장 도로를 섞어 놓아 달리는 순위 경쟁 대회)도 열린다는 것입니다. 월드 랠리크로스 오브 스페인(혹은 바르셀로나)로 불리는 이 곳에서 랠리크로스를 위해 개조된 자동차들이 특설 비포장 구간을 경유하면서 달립니다. 잘 닦인 말끔한 서킷에서 F1 차량이 달리는 것과 비포장 도로를 먼지를 일으키며 달리는 비포장용 랠리 차량이 같은 서킷을 달린다는 것은 쉽게 찾기 힘든 케이스입니다. 이 랠리크로스 경기는 풀 레이아웃 기준으로 15번에서 출발~ 10번 코너까지 레이아웃 바깥에 있는 특설 비포장 구간(왼쪽 코스 사진 중 빨간색으로 표시되어 있는 구간), 그리고 최소한 한 번은 더 긴 조커 랩(Joker Lap)을 14~15번 코너에서 진행하는 방식으로 구성된 랠리크로스 전용 레이아웃을 달리는 식으로 진행합니다.
랠리크로스를 F1이 치러지는 서킷에서 진행한다는 것은 아부다비의 야스 마리나(Yas Marina), 스파 프랑코샹(Cicuit de Spa-Francorchamps)과 실버스톤(Silverstone) 이외에는 없기 때문에 랠리크로스 경기가 열린다는 사실 그 자체로도 서킷의 개성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합니다.
이외에도 서킷의 후반, 13~15번 코너까지의 코너를 모터사이클에 맞춰 완만하게 조정한(1995년부터 2003년 시즌까지 F1 레이아웃이었던) 모토GP용 서킷으로 치러지는 모터사이클 경기도 1992년 이래 쭉 이어져 인기가 많은 편이며, 과거에는 ETCC, 유로피언 르망 시리즈(European Le Mans Series, 대개 ELMS로 줄여 부름), DTM과 같은 세계적으로도 이름높은 경기도 주최한 적이 있습니다.
2006년~2011년 시즌까지는 여기에서 DTM을 개최하기도 했었습니다. 사진은 2006년도 DTM에서.
사이클 체험 코스는 바이서킷(Bicircuit)으로 불리며, 기초적인 안전사항을 준수한다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고 합니다. 티켓 얘매는 서킷 공식 홈페이지에서만 가능합니다.
또한 동력을 사용하는 기계로 경주를 치르는 여타 경기와는 다르게 한 가지 특이한 이벤트가 있는데, 자전거로 트랙을 돌아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자동차 경주 레이아웃을 본인이 소유하고 있는 자전거로 돌아볼 수 있는 코스인데,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아마추어든 프로급이든 관계없이 사이클리스트라면 장당 5유로(대략 6300원 정도)를 지불해 저녁 6시부터 9시(하계는 6시 반부터 10시까지)까지 그랑프리 서킷 레이아웃을 달리는 것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만약 사이클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서킷 자체의 난이도(경사 변화가 의외로 꽤 큽니다)로 인해 도전 정신을 불태울 만 한 좋은 경험이 될 지도 모르겠네요.
서킷 자체로는 에어로다이내믹의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곳입니다. 경기(혹은 테스트나 예선 등등) 내내 불어오는 바람의 방향과 세기가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가령 오전에 테스트를 치룬 차량 셋업이 오후에는 무용지물로 될 정도로 날씨의 변화가 변화무쌍한 편입니다. 물론 실제 경기에서는 이 변수가 더 중요해서, 각자의 팀의 전략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불러오기도 합니다. 실제로 2015년 2월 카탈루냐에서의 테스트 세션 당시 멕라렌 레이싱 팀 소속이었던 페르난도 알론소가 돌풍으로 인한 서킷의 악조건 속에서 테스트 랩을 돌다가 제어 불능으로 바리케이드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 뇌진탕에 빠지는 아찔한 사고가 있었을 정도로 날씨에 의한 변수가 많기도 합니다.
2015년 서킷에서 테스트 도중 실속하여 사고가 발생, 알론소는 건강에는 문제 없었으나 완전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바르셀로나-카탈루냐 서킷은 처음부터 F1 -스페인 그랑프리-를 노리고 건설한 서킷입니다. 1991년 9월 10일에 정식으로 개장하였고, 서킷의 건설 계획은 카탈로니아(Catalonia) 주정부와 카탈로니아 왕립 자동차 클럽(Royal Automotive Club of Catalonia), 그리고 서킷이 있는 몽멜로(Montmelo) 마을 의회에 의해 치러졌죠. 정식으로 개장한 뒤 불과 5일 만에 서킷 최초의 경기를 치렀는데, 그 경기는 STCC(Spanish Touring Car Championship, 스페인 투어링 카 챔피언십이며, 같은 약자를 사용하는 스웨디시 투어링 카 챔피언십과는 다름)였습니다. 그 후 약 2주 뒤인 9월 29일에 스페인 최초의 그랑프리가 열렸고 1992년에 치러진 바르셀로나 하계 올림픽에서 치러질 로드 사이클 대회를 위해 서킷이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1991년, 스페인 그랑프리의 개막 시즌부터 F1 역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가 펼쳐졌습니다. 1991년의 F1 시즌은 특히 F1의 별들의 전쟁이라고 불리는 시절이었습니다. 천재 혹은 전설로 추앙받는 드라이버만 나열해 보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