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라임 록 파크에 오셨습니다. 미국 코네티컷 주 레이크빌(Lakeville)에 위치한 이 서킷은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역사를 지닌 것으로 유명합니다. 1956년에 착공하여 1년 후인 1957년에 완공하였으며, 1959년부터 포뮬러 리브르(Formula Libre, 번역하면 자유 규정으로, 안전 장치와 같은 의무적인 제한 외에는 규정이 없는 경기)를 주최하면서 명성을 얻었고, 그 이후는 IMSA GTP와 같은 세계구급 스포츠카 경기로 매우 유명해졌습니다. 반 세기를 지나오면서 레이아웃에 거의 변화가 없는 이 서킷은 그 자체로 이미 자신만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으며, 그러한 역사는 코네티컷 주의 사적지로 등록된 것으로 증명하고 있죠. 지금부터 60년 역사를 자랑하는 라임 록 파크의 면모를 소개하겠습니다.

라임 록 파크의 레이아웃. 어쩌면 로드 애틀랜타보다 더 심플하고 작은 이 곳에서 GTP급 차량의 레이스가 펼쳐집니다.

라임 록 파크의 레이아웃. 어쩌면 로드 애틀랜타보다 더 심플하고 작은 이 곳에서 GTP급 차량의 레이스가 펼쳐집니다.

개요: 상당히 독특한 운영 방식을 지닌 코스


IMSA 노스이스트 그랑프리가 진행되는 라임 록 파크. 7번 더 다운힐(The Downhill)을 지나가는 GTE 차량들.

IMSA 노스이스트 그랑프리가 진행되는 라임 록 파크. 7번 더 다운힐(The Downhill)을 지나가는 GTE 차량들.

개장 초기의 라임 록 파크.

개장 초기의 라임 록 파크.

라임 록 파크는 총 길이 1.5마일(2.41km)에 7개의 코너를 보유하고 있으며, 포르자 모터스포츠 7을 기준으로 4개의 레이아웃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위의 전체 코스, 5번 더 업힐(The Uphill)에 있는 회색 시케인을 쓰는 곳, 6번 웨스트 벤드(West Bend)의 회색 시케인을 쓰는 곳이 있으며 이 두 개를 전부 쓰는 레이아웃이 존재합니다. 레이아웃에서 느끼셨듯이 이렇게 작고 단순해보이는 이 곳에서 레이싱 역사상 아주 강력했던 그룹 C 프로토타입 레이스 카들이 치고박고 하는 레이스를 펼쳤다는 사실을 아시면 매우 놀라실 것입니다. 게임에서나마 몰아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차량들은 작은 서킷에서 몰기엔 절대 적합하지 않은데도 말이죠. 반대로 그만큼 역사있고 명망높은 서킷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북미 지역의 서킷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캔암, 트랜스암 레이스도 몇 차례나 개최된 적이 있었습니다. 특히나 트랜스암에서는 드라마틱한 경주가 많았는데, 자료가 남지 않아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고 합니다.

1990년에 열린 GTP(Grand Touring Prototype) 챔피언십 레이스. 무지막지한 차량들이 좁은 라임 록을 계속 달립니다.

1990년에 열린 GTP(Grand Touring Prototype) 챔피언십 레이스. 무지막지한 차량들이 좁은 라임 록을 계속 달립니다.

레이아웃 자체는 크게 다른 점이 없고 기껏해야 시케인 몇 개가 추가된 것이 전부이며, 1957년 첫 개최 후 그대로 노면을 유지해 오다가 2008년에 대대적인 노면 재포장 공사가 실시되었습니다. 그리고 2014년에 다시 한 번 대공사를 거쳤는데, 이번에는 서킷을 건드리는 것이 아닌 패독과 관중석 등 부대 시설의 확충 및 조경 개선 등의 공사가 행해졌습니다. 이 공사는 2017년에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로드 투 60(Road to 6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서 치러졌습니다.

또한 이 곳은 다른 서킷에서 찾아보기 힘든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일요일에는 레이스를 열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인데요. 보통 서킷은 일반인이나 아마추어 레이서를 위한 서킷 데이를 개최하는데, 이는 대개 일요일에 열리는 것이 일반적이며, 그 때문에 일요일에 열리는 레이싱을 가리켜 선데이 컵이라고 일반명사화가 될 정도로 보편적인데, 라임 록 파크에서는 이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는 서킷의 완공 때인 59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사실 라임 록 파크는 개최 당시 잡음이 꽤 많았습니다. 완공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많았는데, 특히 서킷에서 제일 가까운 교회의 신도들이 일요일 예배를 가려고 할 때마다 서킷의 방문자들로 인해 주차를 하기 매우 어려운 것이 주된 이유였고, 물론 그 시간대에 진행되는 경기로 인한 소음 발생도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결국 라임 록 보호 협회 측에서는 이 서킷에서의 일요일 경기는 모두 금지하는 법안이 발효되었고 이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라임 록 파크는 일요일에는 경기를 일체 치르지 않고 있습니다. 이 내용은 역사 항목에서 다시 한 번 서술하겠습니다.

라임 록의 레이아웃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1959년에 찍은 사진이며, 여기에 보이는 더 레프트 핸더(The Left Hander) 코너는...

라임 록의 레이아웃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1959년에 찍은 사진이며, 여기에 보이는 더 레프트 핸더(The Left Hander) 코너는...

2017년에도 전혀 변함이 없이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더욱 강력하고 다양한 레이싱 차량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것이죠.

2017년에도 전혀 변함이 없이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더욱 강력하고 다양한 레이싱 차량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것이죠.

역사: 미국 최고(最古)의 서킷 중 하나


라임 록 파크의 최초 구상은 195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짐 바일(Jim Vaill)이라는 사람이 당시 레이싱 드라이버였던 존 피치(John Fitch)와 코넬 항공 연구소(Cornell Aeronautical Laboratory)와 합작하여 당시로서는 최첨단의 공도 및 고속도로급 안전 사항을 적용한 활용한 서킷으로 만들어 내었습니다. 1957년 서킷이 완공된 이후 4월에 첫 경기가 열렸는데, MG사의 차량을 이용한 MG-클래스의 경기가 그것이었습니다. 그 경기는 MG TC를 몬 찰스 캘러낸(Charles Callanen)이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1959년에는 리틀 르망(Little Le Mans)경기를 개최하여 찰스 캘러낸과 로저 펜스키(Roger Penske)가 피아트 아바스를 몰고 우승을 이뤄내었습니다.

라임 록 파크의 근처에 위치한 트리니티 성공회 교회. 물론 그 이전에도 지역 주민의 반발이 있었으나 이 교회의 항의가 결국 일요일에 경기를 하지 못하도록 정해지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라임 록 파크의 근처에 위치한 트리니티 성공회 교회. 물론 그 이전에도 지역 주민의 반발이 있었으나 이 교회의 항의가 결국 일요일에 경기를 하지 못하도록 정해지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순탄하게 경기를 치루던 1959년. 라임 록 파크는 뜬금없이 지역 단체로부터 항의를 받게 됩니다. 서킷의 특성 상 여기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무시 못 할 수준이었고, 그것이 인근 주민들의 반발심을 사게 된 것이죠. 그에 더해서 서킷 인근에 위치한 트리니티 교회(Trinity Church)에서도 항의를 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추가적인 불만 내용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바로 '교회 방문자들을 위한 주차 공간이 없어져서 교회 활동에 방해가 됨'이었습니다. 물론 이후 서킷 방문자가 더 늘어가면서 교회의 주차 공간까지 없어진 뒤로는 자연스럽게 길거리에 주차를 하게 되었고, 이는 교회 측의 불만을 가중시켰고, 보다 못한 교회 측에서 라임 록 보호 협회(Lime Rock Protective Association, 이하 LRPA)에 일요일에는 경기를 금지시키는 법안 발의를 요청하고 LRPA는 이 내용을 상위 기관인 리치필드(Litchfield)구 최고 법원에 제출, 결국에는 코네티컷 주 최고 법원까지 진행한 뒤 이 법안은 가결되기에 이릅니다. 물론 라임 록 파크 측도 이러한 판정에 불복하여 이 법안을 없애기 위해 역고소를 하였지만, 반발이 훨씬 컸기 때문에 무산되었고, 결국 일요일에 경기 금지 법안은 지금까지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러한 법적 제한과는 별개로, 서킷 자체는 지속적으로 명성을 얻기 시작하였습니다. SCCA 내셔널 스포츠 카 챔피언십(SCCA National Sports Car Championship, 미국에서 2차 세계 대전 이후 설립한 최초의 자동차 경주 관련 단체로, 1964년까지 지속됨)을 시작으로 트랜스암, 캔암, IMSA GT 챔피언십과 같은 유명 자동차 경주 대회를 연달아 개최하면서 라임 록 파크의 중요도 또한 높아져 갔습니다. 물론 현재에도 IMSA 웨더테크 스포츠카 챔피언십 시리즈의 캘린더에도 들어가 있습니다.

당시 열렸던 트랜스암 레이스를 재현한 히스토릭 레이스 이벤트. 포드 머스탱, 쉐보레 카마로, 폰티악 파이어버드 등 당대 최고의 머슬카들이 집결하여 서로 얽히면서 치열한 경쟁을 이어 나갔습니다. 참고로 이러한 트랜스암 차량은 코드마스터즈 사의 그리드(GRID)에서 체험해 보실 수 있습니다.

당시 열렸던 트랜스암 레이스를 재현한 히스토릭 레이스 이벤트. 포드 머스탱, 쉐보레 카마로, 폰티악 파이어버드 등 당대 최고의 머슬카들이 집결하여 서로 얽히면서 치열한 경쟁을 이어 나갔습니다. 참고로 이러한 트랜스암 차량은 코드마스터즈 사의 그리드(GRID)에서 체험해 보실 수 있습니다.

물론 현재에도 경쟁의 뜨거운 열기는 전혀 변하지 않았습니다. 트랙에 상관없이 과감히 위험 부담을 짊어지고 달리는 모습이 자동차 경주의 매력을 느끼게 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2017년에 열린 노스이스트 그랑프리 중.

물론 현재에도 경쟁의 뜨거운 열기는 전혀 변하지 않았습니다. 트랙에 상관없이 과감히 위험 부담을 짊어지고 달리는 모습이 자동차 경주의 매력을 느끼게 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2017년에 열린 노스이스트 그랑프리 중.

라임 록 파크의 역사에 뺄 수 없는 여러 업적을 남긴 샘 포시(사진에서 우측). 그는 당시 멕라렌 캔암 차량을 타고 60초 이하의 기록을 세웠는데, 멕라렌의 출력은 상대적으로 낮아서 기록 경쟁에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라임 록 파크의 역사에 뺄 수 없는 여러 업적을 남긴 샘 포시(사진에서 우측). 그는 당시 멕라렌 캔암 차량을 타고 60초 이하의 기록을 세웠는데, 멕라렌의 출력은 상대적으로 낮아서 기록 경쟁에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소소한 사실으로는, 2013년 라임 록의 유일한 직선 주로의 이름이 샘 포시(Sam Posey) 스트레이트로 명명되었는데, 이는 동명의 드라이버가 라임 록에서 5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서 자랐고, 10대 때부터 라임 록 파크에서 레이스를 시작하였으며, 라임 록에서 최초로 60초 이내의 랩 타임을 기록하는 등의 여러 역사적인 행보를 보여 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당시 서킷의 소유주인 스킵 바버(Skip Barber)의 말에 의하면, "저도 알고 있고, 여러분도 다들 아시다시피 샘은 라임 록 파크를 너무나도 사랑합니다"라는 발언을 한 바 있습니다. 이는 라임 록 역사상 최초로 구간의 이름이 변경된 일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긴 역사와 그러한 역사에 걸맞은 중요 대회의 개최, 이러한 서킷을 건설 당시의 모습 그대로 보존하려는 노력이 인정받아 라임 록 파크는 결국 2009년 10월 16일, 미국의 사적지로 등재되기에 이릅니다. 이는 코네티컷 주에서는 유일한 레이스 서킷으로서의 등재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유주인 스킵 바버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전술한 2차례의 개선 공사를 통해 라임 록을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멋진 레이싱 서킷으로서의 변화를 위한 투자를 진행하였습니다. 이러한 행보로 인해 라임 록 파크는 충성도 높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은 이러한 서킷을 가리켜 이렇게 말합니다.

"Welcome to the 'New' old Lime Rock Park"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이루는 것은 분야를 막론하고 매우 힘든 일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라임 록 파크의 현재 모습은 매우 이례적이면서도 미국 레이싱 서킷 역사에서도 매우 자랑스러운 곳 중 하나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는 서킷입니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이루는 것은 분야를 막론하고 매우 힘든 일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라임 록 파크의 현재 모습은 매우 이례적이면서도 미국 레이싱 서킷 역사에서도 매우 자랑스러운 곳 중 하나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는 서킷입니다.

공략: 중력 가속도의 한계를 시험하는 코스